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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씨의 행복여행"을 보고- 성인남자의 선택이란 본문

취미생활/영화노트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보고- 성인남자의 선택이란

산이슬 2015. 7. 22. 00:12




 아름다운 아내와 럭셔리한 집에 살며 정신과 의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는 주인공 헥터씨.

매일 매일 별일 없이 편안하게 일상을 보내는 헥터씨는 겉보기에 참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환자의 진료 도중에 그는 자신의 행복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을 깨닫고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행복을 찾아가는 이 영화는 전형적인 로드무비의 형식을 빌어서 헥터가 여행중에 만난 다른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행복에 대해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중간중간마다 어린 아이였던 헥터의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성인 남자인 헥터가 내적으로는 완전한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아지를 껴안고 숨어다니며 안정을 찾고 어른에게 허락받는 의존적인 헥터의 무의식을 통해 우리는 헥터라는 남성이 행복을 찾기 위해선 자아가 성장한 성인이 진정한 성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 나가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성인남성의 선택은 그만큼 어렵다. 선택을 하면 그 선택에서 만족을 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잊어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나 어렵다. 한번의 잘못된 선택이 인생을 좌우하는 무한 경쟁사회의 현대 사회에서 남성의 선택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그 결과 성인남성의 무의식 속에는 아직도 의존적인 어린 남자 아이가 굴을 파고 있고 자아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말한 구순기. 즉 어머니의 젖을 빠는 행위를 통해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올바른 자아가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현대 성인 남성의 대부분은 구순기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토대를 확실히 다지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그 결과 본인의 행복을 찾는 것, 진심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 선택을 하고 온전히 책임을 지는 것도 서투른게 아닐까?


 헥터는 여행을 통해 행복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길을 선택하고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헥터는 바로 그 선택을 통해 고통도 슬픔도 기쁨도 온몸으로 받아들일 용기를 찾을 수 있었다. 선택하지 않은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영화에서 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렇게 헥터는 비로서 자신 안의 어린아이를 스스로 몰아냈고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자신이 쫒아야 하는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대 사회이다. 한번쯤 보고 자신이 찾는 행복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