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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영화노트

패왕별희

산이슬 2014. 3. 13. 23:33




2시간 44분의 긴 영화

93년에 나온 중국감독 첸가이거의 영화이고 장국영의 호연으로 당시 국내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던 작품이다.


20여년이 흐른 오늘 드디어 보았다.


배우들의 호연( 특히 공리가 연기한 쥬산역)이 기억에 남았고

50년을 아우르는 시대적 배경을 영화에 녹아낸 서사구조.

화려한 의상 등 생각했던 것 보다 더 감동적이고 볼거리가 있었던 대단한 영화임이 분명했다.


청나라말기와 일제 침략시기, 장개석 집권시기 그리고 모택동의 문화혁명시기를 거쳐가며

빠르게 변화했던 시대에서 무가치해졌던 구시대의 예술로서의 유물인 경극과 그 속에서 활동한 예술인을 소재로 그 가치를 지켜나가려는 예술인의 모습, 그리고 잔인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보이는 인간성의 파괴를 아주 사실적이게 그려 낸 영화였다.  


구시대의 유물로서의 상징으로는 "보검" 을 들 수 있는데

육손으로 태어난 데이가 어머니에게 손가락이 잘려지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극단에 들어가는 도입부와는 달리

마지막엔 보검을 통해 목숨을 끊은 데이를 보면

보검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한 인간 자유의지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겠다.


빠르고 굴곡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현실에 재빨리 눈을 돌려 살며 목숨을 부지하는 사람들과

옛것의 가치를 지켜나가려는 예술인의 모습.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괴되어가는 인간성의 이면들을 보는게 너무나 슬프기도 하였다.







 








영화 말미에서 자신을 버린 남편(샬로)의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상실한 표정을 짓는데

그 눈빛이나 표정이 너무 처참했다.

외부의 요인으로 인한 개인 인간성의 파괴 만큼이나 잔인하고 또 고통스러운게 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다.

약속도,신념도,사랑도 물거품이 되게 하는게 바로 폭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