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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름처럼
강릉 울트라바우길을 걷다 4,5코스(닭목령~보현사) 본문
닭목령에서 수탉의 울음소리에 눈을뜬게 새벽 4시였다. 아침을 먹고 텐트를 걷고는 닭목령을 떠났다.
아침부터 산에 낀 안개는 정말 한치 앞도 안보이게 만들었다.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안개속으로 들어갔다.
공룡나올 것 같은 백두대간의 숲속
안개는 시야를 뺐은 대신 후각과 청각의 능력을 극대화 시켰다.
능경봉을 지나 4코스를 마쳤다. 대관령 휴게소 부근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5코로 출발했다.
5코스 선자령 가는길.
등산로에 뱀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더 늙기전에 한국의 백두대간 능선 길 다 가보리라.
시야를 가리는 안개와 갑작스런 비로 길을 잃고 보현사 쪽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는 하산 길,
보현사 계곡길로 하산하고 보광리에서 502번 버스를 탔다. 그렇게 이번 울트라 바우길의 여정도 끝났다.
2박3일의 강릉 울트라 바우길 트레킹. 3일간 산속에서 한사람도 마주치지 못했다. 사람의 소리라면 나의 발소리, 나의 숨소리 뿐이였다. 그렇게 나는 산행 내내 외로움과 동행하며 산속을 걸었다. 마지막 날에 쏟아진 비는 나의 땀을 닦아주었고 등에 붙어 있었던 외로움도 씻어 주었다. 마지막 날 산과 자연은 나에게 그런 상쾌함을 주었다.
단 3일이라도 다른 인간의 모습을 보지 못하면 외로움과 공포심을 느끼는 게 인간이다. 인간이란 이렇듯 사람과 어울리며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서는 혼자 있어 보는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는 시간들이 없다면 언제나 나의 존재를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으려고 할테고 그런 시간이 반복될 수록 나의 색깔이나 나의 향기가 사람들 속에서 없어져 버려서 언젠가 나를 찾으려할때 나의 존재를 찾아내기가 많이 힘들어 지지 않을까?
나의 냄새 찾기가 힘들어진 세상이다. 자연에 적응하기 보다는 세상에 적응해야 잘 살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제 발로 찾아 들어간 토끼 굴 속에서 나는 제발로 나왔다. 토끼굴 속에서 나는 나의 외로움과 나의 공포, 정신적 공황도 발견했다. 하루 빨리 현실에 적응할 시기인데 지금은 예전처럼 두렵지는 않다. 암흑과 직면할 수 있는 나의 용기를 실제로 보게 되어서 앞으로의 시련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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